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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칼럼(에드몬튼 지역신문에 게제되는 칼럼입니다)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7-03-23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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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져야 하는 십자가


매년 사순절(수난절)이 되면 여러 나라에서 예수님의 죽으심을 흉내 내어 무거운 십자가를 끌고 가서 매어 달리거나 심지어는 실제로 자기 손과 발에 못을 박아 예수님의 당하신 고통을 재연해 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필리핀 마닐라 근교의 한 마을에서는 43년 전부터 실제로 손과 발에 길이 10Cm의 못을 박는 의식을 거행한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십자가를 세우고 그 위에서 참회 기도를 한다고 합니다. 비아 돌로라사(Via Dolorasa - 슬픔의 길)라고 하여 예수님이 마지막 가시는 길을 걸어 보는 전통은 14세기에 카톨릭 수사들에 의해서 시작되었는데 이들은 한 걸음 더 나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그런 고난의 길을 자처해야 가야 하겠습니까? 아닙니다. 원래는 우리가 그렇게 십자가에 사형을 당해야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잡히셔서 채찍에 맞으신 것, 가시 면류관을 쓰신 것, 조롱을 당하신 것,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가셔야 했던 것, 벌거벗겨 십자가에 달리신 것, 손과 발에 대못이 박히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형벌을 면케 하고자 하심입니다. 그런데 면죄 받은 그 벌을 일부러 행하는 일은 대신 당해 주신 분을 모욕하는 일입니다. 은혜를 율법으로 바꾸는 사람들이 하는 일입니다. 예수님을 가장 사랑하는 것 같은 사람들일지라도 예수님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홍수에 떠내려가는 나를 살리고 대신 죽으신 아버지를 기념한다고 자신의 몸에 밧줄을 묶고 자기도 홍수 속에 떠내려가는 흉내를 낸다면 나를 위해 죽으신 아버지를 오히려 욕되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들은 예수님과 우리 관계에 전혀 도움이 죄지 않을뿐더러 값없이 주시는 복음을 가리는 행동일 뿐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위해 고난당하신 예수님을 기뻐하며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리가 고난의 행위를 한다고 해서 우리의 죄를 더 빨리, 더 많이 용서해 주시고 안 해 주시고가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는 우리 죄를 대신 지신 십자가입니다. 우리가 우리 죄를 위해 십자가를 질 필요가 없습니다. 믿음으로 죄와 심판에서 자유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지신 십자가는 우리의 저주를 대신 받으신 십자가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저주를 위해 따로 할 일이 없습니다. 믿음으로 저주에서 풀려지면 됩니다.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는 정사와 권세를 이기신 십자가입니다. 우리가 정사와 권세를 이기기 위해 노력할 일이 없습니다. 믿음으로 자유를 누리면 됩니다.

우리가 져야하는 십자가가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를 흉내 내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져야하는 십자가는 우리를 부인하는 십자가입니다. 육신의 욕심을 포기하며 자기를 죽이는 십자가입니다. 나를 위해 살지 않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고 나를 복종하는 것이 우리가 져야하는 십자가입니다. 나에게 주시는 삶 속에서 묵묵히 하나님께 순종하며 사는 것이 나의 십자가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인류를 위해 죽임을 당하시는 것이었지만 내가져야 하는 십자가는 이 땅, 이 시대에 우리를 부르신 그 목적을 위해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나의 십자가인 것입니다. 예수님의 고난을 흉내 내는 고행이 아니라 우리는 우리가 져야 할 십자가를 지기 위해 금식하거나, 금욕하거나, 자기를 쳐서 복종해서라도 자기 부인을 이루는 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고,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이 땅에서 가장 복된 사람들입니다.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마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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